2010년 11월 5일 금요일

미니지수선물 논쟁 유감

10월말 부터 갑자기 미니지수 선물 도입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아마도 발단은 9월말에 경찰이 사설 선물옵션 싸이트를 개설한 업체를 적발했다는 뉴스와 함께
10월중 국감에서 금감원 인가없이 사설 도박장과 같은 사설 선물거래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사설 선물거래 싸이트의 운용실태를 보도하면서,
이런 사설 선물사이트가 성행하게 된 배경에
지금 지수선물 거래단위가 너무 커서 개인들이 진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했다.
즉 요즘 KOSPI200 선물 1계약을 거래하려면 15% 증거금을 기준으로 최소 1,900만원 가량이 필요하며
이는 기본예탁금 기준인 1,500만원을 상회하는 가격이기 때문에 소액투자자에게는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같은 보도와 국감 뉴스가 나오자 슬며시 미니지수선물 시장 도입 필요성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음성적인 거래를 막고 이미 미니금선물 시장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KOSPI200 선물 등을 대상으로
미니지수선물을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더구나 지금 해외에서는 원지수선물보다 미니지수선물이
더욱 거래가 잘 된다는 코멘트까지 친철하게 달았다.

급기야 KRX 거래소에서 미니지수선물 도입추진 중이라는 기사까지 나왔다.
보도내용은 거의 도입이 확정적인 것처럼 묘사가 되었으며, 거래소 관계자의 말까지
싣는 기사가 등장했다.

그런데 며칠 안있어 KRX는 미니지수선물 도입을 검토한 적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아직 시장 여건이 미니지수선물을 도입하기에는 시장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데다
투기적 요소를 조장할 우려가 있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미니지수선물 도입 관련 논의는 일부 사건뉴스에서 불거져 이를 기회로
미니지수선물을 도입하자는 여론을 조장한 쪽에서 김치국물만 마신 꼴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 미니지수선물 도입에 대해 찬성이다.
그러나 그 목적이 중국 지수선물시장의 개방에 앞선 KRX의 고육책이라든지,
시장집중원칙(KRX 독점)을 어긴 사설음성업체를 단속하기 위해서라든지 등의
구실은 아니라고 본다.

더구나 거래가 잘 되는 상품을 쪼갠다는 것은 시장분리(유동성 분리)를 유발할 수 있다.
즉 미니지수선물 도입이 그렇게 절박하고 시급한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미니지수선물 도입논쟁은 차라리 증권사에게 CFD(Contracts for Difference)를 허용하는 것으로
논의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 CFD의 경우 현재 선물거래와 유사하게 거래월물을 대상으로
매수자와 매도자가 일일정산하는 구조이다. 즉 12월물 선물가격을 250pt에 매수하고 다음날 가격이
상승하면 상승한 만큼 매수자에게 매도자가 차액을 지급하는 구조이다.
다만 CFD의 특징은 ELW 시장과 마찬가지로 매도자 역할을 증권사가 하며, 호가 중간에 다른 투자자가
매수/매도를 제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CFD 거래는 ELW 시장과 유사하며, 다만 옵션이 아닌 선물거래 방식으로 매일 일일정산을 하는
거래이다. CFD는 단기거래인데다 일별 가격 변동에 대한 수익지급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fx마진거래와 유사하게 증거금이 매우 낮으며, 일별 손실가능 구간도 크지 않다.

따라서 음성 사설업체들을 대신하여 공신력있는 증권사가 CFD 시장을 개설하고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소액투자자들의 수요를 양성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번 미니지수선물로 잘되는 상품에 숟가락 하나 더 얹겠다는 편한 생각을
KRX가 가졌다면 실망이다.
오히려 KRX와 업계는 현재 거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주식옵션시장과 거래가 부진한 주식선물시장,
그리고 원월물 거래를 점차 EUREX 등으로 뺏기는 상황을 타개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
주식옵션시장의 회생은 국내 주식파생상품시장의 부흥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다.
주식선물시장은 기초자산의 확대를 통한 시장 저변 확대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이미 EUREX에서는 2011년 3월물이 11월 들어 연이틀 1만계약씩 거래가 이루어졌다.
국내가 아닌 EUREX에서 협의대량매매 형식으로 원월물이 거래되었다는 점은
국내 시장의 유동성이 해외 연계시장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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